5/19/2018

"‘여론을 가장한 공작’ 댓글부대의 계보" 뉴스와 관계기사를 읽고

몇 가지 뉴스를 읽고.


[카드뉴스] ‘여론을 가장한 공작’ 댓글부대의 계보
http://hankookilbo.com/cdv/9636f3926f9e484293fc537a191f03cd

[인물360˚] 알파팀→심리전단→십알단→드루킹 ‘댓글부대의 계보’
http://hankookilbo.com/v/04b605dc166d4dd6b7277d67b54ae1fd

[월간중앙 입체추적] '그림자 호위무사' 자처하는 정치인의 댓글부대
[중앙일보] 2018.05.19
온라인 여론 영향력 장악하려 정치 팬클럽끼리 대리전쟁 치열 …
포털 뉴스 댓글은 프레임 선점 위해 흑색선전 난무하는 전쟁터
극과 극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무법천지


선거에 루머를 퍼뜨리는 짓은 유사 이래 인류가 정치생활을 한 곳이라면 으레 있었다.
우리나라도 제헌국회선거이래 그랬는데, 민주화 이전에는 더 많았고, 그 뒤에도 있었다.
(정부기관이 관여한 사건도 민주화 이전에는 더 많았다 해도 될 것이다)
SNS와 뉴스댓글/공감클릭 조작이슈는 거의 정치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이런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다.

각각 20년, 15년 전, 김대중을 1%남짓, 노무현을 2%남짓한 차이로 당선시킨(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청년층도 정치인 아들의 병역면제에는 매우 큰 거부감을 가졌다)데 큰 영향을 준 이회창 아들 병역면제의혹 사건이 있었다.
당시 김대업은 이 건으로 노무현을 당선시킨 뒤에 기고만장하고 다니다가 결국 감옥들어갔다. 다른 이회창 의혹을 유포해 노무현 당선에 공헌하고 유죄판결을 받은 설훈은, 그 범죄의 수혜자인 노무현이 대통령권한을 남용해 사면복권해주어 자격정지가 풀렸다(설훈은 복권된 후 바로 출마하려 했지만 그 사건때문에 공천에서 떨어고 그 다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는데, 만약 사면복권되지 않았다면 자격정지형때문에 그 선거도 출마할 수 없었다.). 그 두 사건이 있었지만, 노무현이 당선무효가 되지는 않았다.

2007년에는 정동영을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시킨 선거운동때 이재명이 조직력을 뽐냈다.

2012년초 통합진보당 당내 부정 경선 사건이 정당 해산까지 가는 과정에서, 모바일선거운동, 인터넷 투표수단의 약점, 댓글과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몰이의 영향이 주목받았다.

2012년말 박근혜가 3%남짓한 차이로 당선되었을 때, 댓글부대 이야기가 많았다. 이미 이것은 선거기간 내내 이슈였고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결국 드러난 것이, 지금 우리가 잘 아는, 이명박정부당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주도했다는 국가정보원 댓글부대였다. 각 정당의 산하집단이 관여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정보기관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것은 최악의 범죄였다(댓글사건 본질적 차이…드루킹은 '민간인' 국정원은 '국가기관' - 서울신문). 그리고 그 선거로 끝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에 와서도 국가정보원, 그리고 군 기수사와 사이버사령부까지 연루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 사건이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났지만 박근혜는 파멸할 때까지 파면될 때까지 그걸로 당선무효가 되지는 않았다. 이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한편, 2012년 선거에서, 당시 법으로는 위법이던 방식으로 SNS를 선거에 조직적으로 이용한 혐의로 문재인 선거조직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몇 년 뒤 그런 방식이 합법이 된 후, 2017년의 문재인 선거캠프에 SNS담당으로 복귀했다('10시, 1시반 집중 유포'...18대 대선 조직적 SNS 활동의 내막 - 뉴스타파).

2017년 선거 시점에서, 각 후보 지지를 표명한 SNS,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등의 타겟 URL을 지정한 공감/비공감 클릭몰이, 댓글달기운동, 여론조작, 정치적 성향이 다른 계정과 커뮤니티에 대한 사이버 린치는 대놓고 공개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흐름에서 이젠 
"댓글 모니터링과 조작은 개인 수준의 자원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 시점에서, 
한국의 대표 뉴스포털 사이트와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글과 댓글을 수집해, 계정수 수 만에서 수백 만 이상이 되어 사실상 한국의 인터넷 인구 모집단을 커버할 수 있는 규모를 수시로 전수조사해 각 계정의 정치성향을 프로파일링하고, 그것을 집계해 공개 게시하는(이런 행위가 금지된 나라가 이미 여럿 있다) 사이트와, 한편으로는 도용한 개인정보를 사용한 계정과 비실명계정을 사용해 매크로 댓글과 클릭을 하는 사이트가 나왔다.

저런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 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래에 열거한 행위가, 당신과 나의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원한관계를 동기로 지금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그런 정보를 제공하며 광고를 넣어 서비스하기도 하고, (마치 웹사이트 랭킹 집계사이트처럼) '보다 고급 정보를 보려면 회원가입하라'는 사이트도 있는 걸 보면 상업활동도 하는 것 같다.
  • n*ver.com 댓글에는 계정의 이메일 주소 앞 4자리가 공개되는데, 그 정보와 별명을 사용하면 해킹없이 그냥 이 회사의 다른 서비스 페이지를 웹서핑하는 것으로 그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거의 짐작할 수 있고, 이 사이트가 국민포털인 만큼 그 메일주소도 국민메일주소라 할 텐데, 그것으로 그 사람의 실명과 신상정보를 찾는 것은 일단 그러기로 마음먹은 자들이라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 p*rkoz.com 같은 실명제 커뮤니티들은 검색엔진 거부를 무시하고 글과 댓글을 수집해 프로파일링하면 그 자체로 실명인 사람과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박제"하고 정보수집자가 원하는 기준에 따라 성향을 분류하고 스토킹할 수 있다. (즉, 누가 외국 서버에 p*rkoz wordcounter 를 만들어 게시할 수도 있다)
  • r*liweb.com, cl*en.net 같이 수시로 생활을 공개하고 실명인증하는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 과거의 kp*g.org같은 곳처럼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백분백답, 스무고개 형식으로 돌아가며 자신을 밝히고 질문받는 커뮤니티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다른 회원의 행적을 추적해 "박제"라는 걸 한다는 이야기를 게시판글을 통해 내가 처음 알게 된 곳도 cl*en.net 이었다)
  • tw*tter.com와 f*cebook.com은 기본적으로 실명인증을 받지는 않지만, 닉을 사용할 경우 각종 불편을 주어 실명사용을 아주 강력하게 권장한다.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사용자동의없이 업체들이 얼마든지 개인정보를 스크랩하고 유통할 수 있었던 것이 이슈가 되었고 그 내용을 보면, 계정 소유주의 모든 것(과거, 현재, 인맥, 생활)이 추적되고 드러난다.
  • g*ogle.com은 아직 수집한 정보를 제3자에게 막 팔진 않고 있는 것 같다(내가 잘 모르고 하는 말일 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벌이는 사업이 워낙 많아서 자기들이 이용하기만도 충분한 모양. 수집한 정보는 훨씬 많을 테지만 공유하는 양이 SNS전문업체보다 적은 걸 기뻐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회원이 수억에서 수십억 명이다. 그런데 저런 시도가 있었고 터졌다 하면 피해 계정 단위가 많으면 수천 만까지 간다. 저 서비스들의 한국인 계정 중 활성 계정, 그러니까 잠자지 않고 잘 이용되는 계정은 많아 봐야 이천 만을 넘지 않을 것이며, 최근의 네이버 댓글뉴스를 보면 네이버의 경우도 수백 만을 넘지 않는다. 그 정도면 개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박제"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이 지금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과거의 클리x, 일x 등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계정박제사이트(정치색이 강한 사이트, 정치적인 이견때문에 상대를 인신공격하려고 앙심먹은 사람이 많은 사이트일수록 이런 행위를 시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워드미터같은 네이버 댓글박제 사이트들이다. 그 사이트들은 모두 수십 명에서 수백 만 명 단위의 정보를 계정소유자의 허락없이 "박제"한 것이며, 사이트 소유주 마음먹기에 따라 자기들이 가공한 개인정보를 판매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개인의 이런 행위를 용인한다면, 국가정보기관이 그런 시스템을 구비해 운영하는 것을 반대할 근거도 없어진다(어느 정부의 정보기관이든 남모르게 비슷한 걸 운영하긴 하겠지만, 국회의 승인아래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당신이 지지하는 정부든 지지하지 않는 정부든 말이다.

그런 계보를 생각하고 읽으면, 이건 마치, 총을 얻은 원시인 부족간 전투를 보는 것 같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소통 수단이 생기는데, 정치권에서는 매번 그렇고 그런 관점에서만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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