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델은 구입한 지 오래된 구모델이므로, 해당 회사의 요즘 선풍기 성능에 대입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가지고 있는 선풍기 중 하나다.
이 모델은 교류(AC)모터를 사용하는 리모콘 선풍기다. 구입 당시 최고급은 아니지만 중급 이상 라인업이었다.
내구성은 참 좋다. 이 선풍기를 구입하기 전에 사용하던 신일 선풍기와 같이 비닐커버 터치식 버튼인데, 그 전 녀석도 신일것으로, 선풍기는 정말 좋았지만 터치식 버튼 부분이 기판이 내려앉아 버리고 이걸 구입했다.
여담인데, 부모님 혼수로 장만했다는, 거의 모든 부분이 금속제였던 금성선풍기를 "먼지가 많이 쌓였고 낡았다"는 이유로 내가 꼬꼬마였던 시절 버린 것이 참 아깝다. 교류모터를 사용하는 선풍기는 70~80년대것이나 최근것이나 기본 메카니즘은 같다. 무선리모콘이 있느냐 얼마나 원가절감했느냐 바람종류를 늘렸느냐 등등이 다를 뿐. 저런 게 생산되던 시절 에어컨은 사치품(진짜로! 부가가치세말고도 특별소비세가 더 붙었을 것이다)이었기 때문에 선풍기 바람도 셌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선풍기는 지금도 짱짱한데, 소비전력을 재보았다.
측정기는 다원DNS의 B310 W2다. 가정용으로 나온 놈이라 정식 측정기계로서 인증을 받거나 캘리브레이션된 놈은 아닌 것 같지만 꽤 괜찮다. 요즘 개인 블로그 리뷰에는 정체불명의 중국산 기계도 많이 쓰는 판이니 격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측정결과 그래프부터 보자. 액세스 데이터를 엑셀로 옮겨 그린 것이다.
미풍(1단)에서 소비전력은 26와트 정도다. 역률은 0.7정도로 측정되었다.
약풍(2단)에서 소비전력은 31와트 정도다. 역률은 0.75정도로 측정되었다.
강풍(3단)에서 소비전력은 39와트 정도다. 역률은 0.9정도로 측정되었다.
각 단별로 소비전력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일반적인 교류모터 선풍기가 다 그렇다. 그래도 미풍 26와트는 (내 생각에는) 선방한 것. 직류모터(DC모터, BLDC모터가 좋다)를 사용한 선풍기는 단수도 훨씬 많고 소비전력 단계도 제대로 된 계단식이며, 보통 표시한 소비전력도 작다. 모터의 소비전력말고 선풍기의 소비전력에 대해서는 리뷰를 봐야겠지만.
"초미풍"(또는 아기바람 등이라고 불리는)이라고 가장 약한 단을 하나 더 넣은 교류모터(AC) 선풍기들은 일단 토크를 주어 바람개비를 돌린 다음에 5와트, 8와트, 15와트 정도로 소비전력이 적은, 그러니까 회전수를 유지할 정도로만 느리게 돌리기도 한다. 선풍기 풍량과 바람의 질에 대해서는 규격이 없기 떄문에, 선풍기 브랜드에 따라 초미풍도 바람세기와 소음, 그리고 몸이 느끼는 호불호의 정도가 다르다.
즉, 피상전력은 1, 2, 3단에서 각각 37, 40, 43와트 정도다. 교류선풍기가 이것 비슷한 것 같고, 국내 대기업답게 앞서 측정한 (몇 년 뒤에 나온) 모 선풍기와 비슷하지만 역률이 약간 높은(=좋은) 것 같기도 한데, 그때와 이번 결과를 보고 한 내 생각에는, 선풍기에 사용한 교류모터의 원래 사양에 정의된 회전수에 가까울수록 역률은 1에 가깝고, 모터를 느리게 돌릴수록 역률은 낮아지는 것 같다. 참고로, 우리 나라의 가정에서는 피상전력은 고려할 필요 없다. 유효전력(보통 말하는 소비전력)만 보면 된다.
그 다음이 자연풍, 수면풍 테스트다. 처음에는 강풍일 때의 자연풍, 수면풍, 그 다음에는 미풍일 때의 수면풍, 자연풍, 그 다음에는 약풍일 때의 자연풍, 수면풍이다. 적당히 로직이 들어가 있는지 사람이 느끼기에 불규칙하게 단을 바꿔가며 돌아갔다 멎었다 한다. 강풍일 때는 높은 단수에서 오래 머물고, 미풍일 때는 낮은 단에서 오래 머물고, 약풍일 때는 그 중간이다. 즉, 수면풍, 자연풍은 패턴이 다르지만 강풍, 약풍, 미풍설정에서 평균적인 세기는 조절이 된다.
여담으로 신일의 보급형 선풍기 중에 SIF-14RAG 라는 게 있었다. 이것은 이 글에서 테스트한 모델에서 A하나 빠진 것이지만, 리모컨선풍기면서도 바람은 훨씬 거칠어서 비교가 안 되는 보급형 라인업이었다. (이것도 가지고 있어서 알고 있다. 저 모델명을 착각하고는 싸다며 집들이용 비슷하게 2개나 샀다가 대실망. 그런데 내구성은 좋아서 아직 잘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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