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은 정말로 의미있는 내용을 담았을 수도 있고
그냥 혈액형이야기의 변형에 정설이 되지 못한 논문 몇 가지를 더한 정도일 수 있다.
그러니, 비록 뇌과학이라는 신세대 유행어로 포장하긴 했지만 이런 책은 기본적으로 재미로 보자.
술김에 하룻밤 실수 저지르는 과학적 이유
머니투데이 2019.06.28.
[따끈따끈 새책] '바람난 유전자'..왜 우리는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없을까
- "바소프레신 수용성이 높으면 일부일처를 추구하는 정숙 성향을 띠고, 낮으면 다처다부 불륜 성향을 띤다. 이 호르몬의 수용성을 낮추는 불륜형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대체로 파트너에 불만이 많고 남에게 친절하지 않으며 이기적이다. 이혼율과 미혼율도 높다. 그리고 사람은 정숙형과 불륜형의 비율이 대략 반반"
- "안와전두피질과 복내측 전전두피질이라는 뇌 부위는 사회적 제재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고 상식적 윤리관과 선악 판단을 담당한다. 이 부위의 기능이 약해지면 사회성이 떨어지고 성적으로 분방해지기 쉽다. 이 부위는 특히 알코올에 약하다"
- 성장과정에 길들여진 후천적인 습관도 영향. 불안형인 사람은 정을 주는 사람에게 약하다느니, 행복 호르몬(옥시토신) 결핍으로 자란 사람도 그럼 운운.. 행복호르몬은 한편 질투심을 높이고 남의 불륜에 분노하게 함.
- 일부일처제는 포유류 전체로 보면 많지 부분적임.
- 어떤 수학자는 이런 해석을 내놓음. 치명적인 성병이 유행할 때 난혼(씹은 먹이를 뱉어 성체사이에 공유하지 않는 인간에게, 혈액감염이 없던 시절 점막을 통한 감염은 그 대신이 될 수 있다)은 집단의 괴멸로 이어질 수 있는데, 수많은 대가족 수렵집단일 때는 그래 봐야 전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농경사회에서는 군집 전체가 괴멸될 가능성이 생겨남. 그래서가 아닐까.
- 21세기에는 공중위생문제는 의학기술과 관습의 변화(피임 등)로 극복되었는데, 한편 비혼이 늘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될까.
여담.
실제 당신의 뇌가 이런 원리로 행동한다 해서, 당신의 불륜을 남에게 변명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그야말로, 자기가 살인한 탓을 그날의 태양탓이라 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불륜을 다루고 있으니 이렇게 대놓고 말할 수 있지만, 순수하게 과학자가 실험동물을 보는 관점에서 말하자면, 성폭력(강간)도 똑같은 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 물론, "술김에 성폭력을 저지르는 과학적 이유"라는 책을 내는 간큰 학자가 있다면 그 책의 결론과 무관하게 저자는 지금 우리 나라 사회에서는 제목만 보고 화내는 일부에 의해 매장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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