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자료를 하드디스크에 백업하다가, 녹음테이프를 발견해 옮겼습니다.
이십 분 남짓 영어로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었는데..
그러는 김에 조금 들어 봤는데.. 아..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이 ㅆㅍ.. 혼잣말이 나왔습니다.
더 못 들어주겠더군요. 소위 "흑역사"라는 게 이것이겠지요.
오랫동안 한 번도 안 틀고 묵혀둔 게 이유가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내게 정과 망치를 대고 깨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건 참 행운입니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벌써, 그런 사람은 주위에 별로 없습니다.
서로가 일정거리를 두고 상대에게 간섭하려 들지 않고,
잘못이 있더라도 적당히 예의를 차려 이야기해주죠.
서로 악의없는 걸 알면서 스스럼없이 대놓고 까고 아껴주는 사이는 참 소중한 관계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냐 하면,
일단 성인이 되면, 내가 망해가더라도 그걸 지적해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즐기지만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제 또래에서는, 서로 적절한 소통방법으로 그런 이야기를 쉽게 주고 받을 재간을 가진 사람도 그다지 많지는 않았던 것 것 같습니다.
내 영어가 아무리 엉터리라도, 내 일본어가 아무리 보잘것없어도,
세미나하면서 그걸 지적해주는 과감한 사람은 없었어요. 분명히 저보다 나은 사람이 많았을 텐데. 외부인은 물론이고 교수님들마저도 말이죠. 이 녹음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 입학하면서 전반적인 영어 자체는 또래보다 낫단 말을 들어서 자만하고 있었던 거죠. 결국 내티브 스피커하고는 아주 넓은 격차가 있었고, 또라보다 나았다 해도 그건 얼마간 꾸준한 노력으로 얼마든지 뒤집어지는 시작지점에서의 고만고만한 차이인데.
제 언어능력과 수업태도가 어디가 게으르고 어디가 남보다 낫고 어디를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세세하게 평가하고 지적해준 사람은, 돌아보면 영어를 가르쳐 준 외국인 변호사 한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학원에 다닌 적이 없어서.. 그런 지적은 인강과 어학실습실에선 얻을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쉽게 쉽게 넘길 수 있어서 저는 주간, 월간, 학기마다 하는 그런 행사를 사전연습을 거의 안 했습니다. 누구처럼 매번 한두 시간을 미리미리 시나리오짜서 연습한 적은 없었습니다. 당시는 그래도 너무 힘들던 하루 하루를 넘기는 데 아무 문제없었고, 그 정도로 제게 뭐라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끔 그때 만든 ppt자료와 녹음을 이렇게 보고 들어보면, 제가 그때 얼마나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나, 얼마나 어리석었나 새삼 깨닫습니다. 처음 몇 발을 쉽게 내딛었고, 내게 진심어린 충고를 해줄 친구를 가지지 못했기에, 저는 그때 오랫동안 발전할 동인을 가지지 못했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Notes on what I've learned while blogging, using PC and appliances, energy issue, and memos on everything else. 2002 means the memorable 2002 FIFA World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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