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 막으려면…'아웃링크법' 도입 추진된다
[the300]정치권, 포털 '인링크' 방식 폐지 움직임
머니투데이 2018.04.2
개정안이 통과되면 뉴스를 포털 내에서 보는 방식(인링크) 대신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아웃링크)으로 포털 사이트 개편. (현재 인링크 방식은 이용자들이 포털 안에서 뉴스를 읽고 댓글다는 것을 뜻함)
여론의 조작이나 왜곡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멍석을 치워버리자는..
구세대의 바보같은 생각입니다. 여러 가지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뉴스포털에 모여서 상호작용하니 여론충돌이 생기는데 그 자연스런 현상이 시끄러우니 보기 싫다는 겁니다.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언론매체 사이트에 몰려가서 거기 기사만 보고 댓글달라는 이야기. 각 언론매체사이트들은 이렇게 되면 정치성향을 가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슷하게 될 것이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소위 "물관리", "완장질"하기는 더 좋아지겠지요.
한편 정부 관점에서는 뉴스포털이 아니고 각 언론사의 문제가 되니까 "이젠 내 관할 아님"하고 모른 척 할 수 있게 됩니다. 각 정당 관점에서는 여론으로서의 뉴스포털을 무시해도 되니까 여야할 것없이 뉴스포털을 좌지우지하려 애쓸 부담을 더니 좋을 테고, 구 언론매체들은 뉴스포털에서 기사읽고 댓글다는 사람들이 자기 사이트 트래픽으로 유입되니 좋아할 것입니다.
그럼 뉴스포털에서 기사읽던 사람들에게는 좋아지는 점이 있나요? 별로 없어요..
아웃링크법이 생겨도 구글뉴스정도로 할 수 있다면 일단 네이버와 다음이 뉴스 분류, 뉴스 큐레이션 정도는 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관된 인터페이스로 편하게 읽던 뉴스를 각 사이트에서 참 귀찮게 봐야 할 겁니다. 국내 그 어느 언론매체의 웹사이트보다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사이트가 기사를 읽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되면 종합포털로서 강점을 가진 네이버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겠지만, 뉴스포털만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던 다음은 완전히 기울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중소 매체들쪽으로는 사이트에 생리적인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동안은 다음과 네이버가 호스팅해서 자연스럽게 읽던 기사를) 그만큼 덜 찾게 될 것입니다(웹사이트 보안, 회원정보관리 보안,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악성코드와 랜섬웨어 유포통로로 활용되던 광고서버 보안 등이 아무래도 형편없으니까요). 그런 매체들은 인지도보다는 기사의 질과 독자적인 관점으로 승부할 텐데, 저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의 경중을 평가하는 데 반응클릭이든 방문클릭이든 방문자의 행동을 수집해 기사를 평가하는 것을 막는다면(그럼 남는 수는 아마, 인공지능으로 기사를 읽고 점수매기기 정도겠군요), 작은 매체일수록 기본 점수가 낮을 테니 그 매체의 기사는 독자 반응과 무관하게 목록의 하단, 뒷 페이지로 넘어가겠죠.
그리고, 실명제 도입이라.. 희한하죠? 아래 위키백과 링크에선 위헌결정이 났다 했지만, 웬만한 포털에서 본인인증을 받고, 어떤 이슈가 생기면 정부가 움직이는 방식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현재도 실명제는 정착되어 있고 실시 중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制限的本人確認制)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게시판을 운영할 때에 이용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대한민국의 제도로, 2006년 7월 28일 참여정부의 정보통신부가 대안으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에 포함되었다. 동법에 따르면, 국가기관,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 등을 요건으로 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게시판을 설치ㆍ운영하려면 그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을 위한 방법 및 절차의 마련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본인확인조치")를 하여야 한다 - 한국어 위키백과
그런데도 이번에 저렇게 딴지걸고 나온 것은, 다른 기사를 보아서는 네이버에 SNS로 로그인해 댓글달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걸 금하는 것은 큰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그걸 허용한 것은 여러 사이트들이 SNS계정을 사용해 로그인할 수 있게 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아래는 한겨레신문의 댓글창 SNS로그인 안내입니다.
여러 소셜계정으로 기사를 널리 퍼뜨려 달라고 청하고 있군요.
다른 언론사 사이트도 대개 이렇습니다. 그래야 방문 트래픽이 들어오니까.
그러고 보니 공교롭게도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이, 옛날에는 유튜브를 살려주고 국내 동영상매체들을 죽이고, 이번에도 비슷한 영업을 하는 외국 회사들을 살려주고 국내 업계를 죽이려는 듯. 이 분들이 맨날 비난하는 "보수"인사들이 인터넷에 적대적인 것이야 알 만 하지만(아웃링크법도 기성 언론매체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 참 나.. 요즘 댓글 사건들도 그렇고 정치권 하는 짓이란.
게다가 댓글조작을 막는 것과 뉴스포털에서 뉴스를 볼 수 없게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뉴스포털화되었거나 되고 있는 외국 SNS들이 댓글까지 아웃링크방식인가요? 모르는 소리. 페이스북과 트위터같은 SNS를 통해 퍼지는(전파, 유포, 확산 등 뭐라고 표현하든) 내용들은 기본적으로 외부사이트 링크(와 짤방)+인사이트 댓글인데요? 이쪽도 여론을 만드는 문제가 논란이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기사를 아웃링크로 만들더라도, 포털이 관문으로서 여전히 기능하며 댓글을 달 수 있다면, 지금 현상은 여전할 것입니다.
가짜뉴스 유통방지법안은, 위 기사에 따르면 포털에게 24시간 안에 뉴스 팩트체크를 마치는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라는데,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뉴스포털이 어느 정도의 정보력과 인력, 인공지능을 가져야 그 많은 매체의 기사에 대해 24시간 안에 팩트체크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포털이 국가정보원 뺨치는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가짜뉴스 대부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추가 보도가 나오며 진위가 확인되는 것입니다. 즉, 네이버와 다음같은 뉴스포털이 자체 탐사보도인력을 가진 언론사가 되어야 그것이 가능해지고 그나마 24시간 안에 하라는 요구는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팩트체크 기능을 컴퓨터 시스템이 담당할 수 있다면, 그것은 네이버와 다음같은 뉴스포털에게 맡길 수 없다는 여론이 나올 테고, 결국은 정부기관, 이를테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할 일이 되겠지요. 그리고 방심위가 그것의 고삐를 졸랐다 풀었다 하면.. 바로 '검열'이니 '빅 브라더'니 하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자동 팩트체크 인공지능 자체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고 언론사든 포털이든 개발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24시간이란 제한을 달고 법적인 의무를 지울 정도로 쓰기에는 문제가 많을 겁니다(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만 가지고 분석합니다. 그런데 그 인공지능에게 먹여줄 데이터를 발로 뛰며 만들고 팩트체크 보도를 내는 기자들이 24시간 안에 기사를 다 쓰지 못하지 않습니까. 아주 일부, 기자가 아니라도 알 실수와 허위만을 걸러낼 뿐입니다).
소프트웨어 댓글금지법안 역시 순진한 소리입니다. 그 법안이 잘못됐단 소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댓글을 다는지 여부를 포털이 확증을 잡으려면, 앞서 다른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시중은행 인터넷뱅킹사이트나 민원24사이트처럼 exe형 보안모듈이라도 깔아야만 가능합니다(이미 그런 보안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게임업계가 오토를 잡는데 힘들어하는 걸 보면 그것도 완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포털 업무방해에 관한 법률 적용이 이번 드루킹사건 기사에서도 언급되는 걸 보면, 소프트웨어 댓글금지같은 것은 굳이 개정법안이 필요없이 현행법으로도 적용가능할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그래도 선한 마음에서 저런 말을 했지,
지금 정치권이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는 뻔합니다.
나는 이번 사태와 무관해!하는 꼬리자르기,
그리고 토사구팽(兎死狗烹), 감탄고토(甘呑苦吐).
이번 법안에서 건설적인 것은 볼 수 없었습니다. 좋은 사건은 아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걸 만들어낼 수 있을 텐데, 아쉬운 일입니다.
PS
일단은 댓글의 기사 영향력을 무효화해보는 게 어떨까요. 지금처럼 댓글달 수는 있게 두되, 댓글에 공감/비공감다는 기능을 없애고, 남의 댓글에 댓글다는 기능도 없애고, 공감순 정렬도 없애고, 기사 하단 댓글 나열은 랜덤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좋은 안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험해본다면 그 중 하나로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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