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2019

목초액에 대해 메모

목초액은 목재를 건류(dry distillation)할 때 나오는 증기를 모아 액화한 것을 장기간 숙성해 만든다. 숙성하면 층이 갈리는데, 어느 판매자말에 따르면 아래는 타르, 위에는 유분이 많고, 가운데 층을 쓴단다.



목초액의 성분은 재료가 되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역마다 제조자마다 제법도 구성성분도 다를 수 있으며, 이제는 그렇게 공업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아 표준화되어 있지는 않다.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목초액은 널리 사용되지만 그냥 전통방식이라거나, 자연에서 바로 뽑아내서 석유화학공업의 산물보다는 안전하다거나, 여러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마케팅된다. 하긴 정제하지 않은 방향족 탄화수소 혼합물이 가득하니 효과가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하겠지.

목초액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

  • 아무리 희석해도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초기 혼합물에는 메탄올 등 목정이라 부르는 먹으면 죽는 알콜이 들어있고, 나중에 분리한 액체에도 메탄올 등과 함께 고리형 탄소화합물 여러 종류가 들어있다. 쉽게 말해 몸에 나쁜 물질이 들어있다. 벌레가 왜 도망가고 죽겠냐.
  • 원액이 피부에 직접 닿아서는 안 된다. 원액은 아예 안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 락스 이상으로 조심.
  • 식품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인공 훈연향 등 용도로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은 식품공전에 정의된 것뿐이다. 
  • 원예용이나 연료용 숯과 목재가공품을 만드는 곳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목초액은 결코 식용이나 인체에 사용하는 용도로 나온 것이 아니며 책임지지도 않는다. 보통 판매자가 명시한다. 절대 먹어서는 안되며, 피부에 사용해 피해가 생겨도 제조자와 판매자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목초액의 용도는 보통 배관청소 등에는 1/100, 나머지 용도에는 1/300~1/500 사이로 희석해서
  • 배관, 실내 청소할 때 냄새안나게 하는 세척제
  • 침구류를 세탁할 때 아주 약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하더라. 그 후 충분히 헹구기. (단, 목초액 원액의 냄새는 담배꽁초를 담가 불끄는 데 쓴 재떨이물 냄새와 비슷하다. 실패하면 흡연자소지품같이 돼버리니 해본 사람이 아니면 하지 말자.)
  • 원예, 농업에 농약대신 사용한다.
판매자에 따라서는 1:500~1:1200 까지도 희석비율을 추천하는데,
1:500 이면 1.5리터 페트병에 그 병의 병뚜껑 하나에 담길 정도보다 적게 넣으라는 소리다.


워낙 다양한 고리모양 유기화합물의 혼합물이다보니 현대 약품공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저걸로 생활용, 농업용, 의료용으로 이것저것 다 해본 모양이다. 동서양 양쪽에서. 지금도 목초액으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흔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의사가 석탄산(페놀)으로 쏜씻던 시절이 있었다.
크레오소트(타르 가공물 중 하나)는 옛날 정로환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이 수은처방하던 19세기도 아닌데..
그러니, 희석하더라도 결코 식용이나 피부에 바르는 용도로 쓰지 마라.

먹는 건 죽거나 사람구실못하게 되겠다고 작정한 것이나 같고,
피부에 쓰는 것도 그렇다. 농약으로도 쓰니 뭐 세균과 벌레를 잡기는 하겠지만, 무엇보다, 피부를 통해 몸으로 흡수되는 성분이 있을텐데 뭐가 있는지 알지를 못하니 그게 위험하다.

다만, 검색해보니 민간요법으로는 목초액이나 목타르를 외용으로 쓰는 경우가 아직 없지 않은 듯하다. 만약 목초액을 1/500정도로 희석해 수건에 적셔 피부를 닦아낸다 하더라도 함부로 쓰지 말고 방치하지 말고 재차 물로 닦아낼 것. 목초액 자체도 산성인데다 피부를 통해 몸에 흡수되는 물질도 들어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목초액의 성분분석은 제대로 된 적이 없고, 목초액 자체가 워낙 다양한 화학물질의 혼합물이다.


그래도 초보가 다루기에 진짜 농약보다야 많이 안전할 거라 생각하고. 일단 사보았다. 목초액으로 해결되는 벌레라면 농약을 안 써도 되는 것은 큰 장점. 다시 적는데, 내가 구입한 목적은 원예, 텃밭용 농약, 그리고 더하면 실내 청소용이지 사람에게 쓸 용도가 아니다.

간단히 말해

목초액 = 배수구뚫는 세척제 와 농약 비슷한 무언가쯤 된다 생각하고 조심하며 쓰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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