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달러 페그 등으로 가치를 보장받으려 하는 종류도 있었고, 투기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했고, 그런 물결을 타고 사기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정 국가의 정부와 법률에 속박받지 않는다 함은 반대로 말해, 그 '화폐'의 소유자가 자기 나라 정부와 법률의 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리고 가상화폐 거래소(암호화폐 거래소)는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 나온 암호화폐는 초당 결제처리건수가 매우 적어서, 일반 대중이 사용하거나 거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신용카드나 은행결제처리시스템에 도전하려 드는 것들이 연구 중이지만요.
하여간 그랬기 때문에, 거래소들은 기존 주식거래소처럼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이유때문이었는데, 하나는 저런 낮은 처리속도(초당 트랜잭션), 다른 하나는 각 암호화폐들은 같은 화폐의 지갑간에만 돈을 이체(송금)하지 (지금가지 등장했고 또 앞으로 등장할) 다른 암호화폐사이에 환율을 정해 교환하는 기능은 없기 떄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가상화폐(암호화폐) 경제에 "첫 번째 중앙집권화된 요소"가 도입되었습니다.
자칭 '비트코인 창시자' 한 마디에서 시작된 가상화폐 폭락한국경제신문 2018.11.21* 기사 자체는 우지한 vs 크레이그 라이트 에서, 세력이 작으면서 돌출행동을 많이 한 라이트가 문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 참여자에게 둘은 '고래' 두 마리입니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방향 놓고 설전
한주새 가상화폐 시총 70조원 이상 증발
채굴파워 싸움으로 '탈중앙화 가치' 훼손
그리고 가상화폐경제(암호화폐경제)가 커지면서 "두 번째 중앙집권화된 요소"가 등장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 돈이 될 것 같으면 자본을 투입하고, 서비스는 제공자가 가장 많이 벌죠(적절한 비유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도박장에서 가장 돈버는 관계자는 도박장 소유자, 그 다음이 빠찡코 기계 회사일 겁니다). 우지한이 소유한 비트메인과 관계 회사들은 전세계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해시파워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기계를 채굴에 돌리면서, 한편으로는 채굴기계를 만들어 다른 참여자들에게 팔아왔습니다.
암호화폐의 장점은 "이론적으로 무한한 참여자가 있어 누구도 멋대로 과점하고 정보를 조작할 수 없다" 입니다. 그것이 다수결의 원리로 변조를 방지하는 기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저 "있을 수 있는 위험"으로만 간주되던 것(또는 알기는 하는데 입밖에 내기 저어하던 것)이, 거대 참여자 사이의 파워게임 와중에 실재하는 가능성이 되어 대두해버린 것입니다.
이런 것은, 가상화폐경제만이 아니라 어느 주제를 관찰해보아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농담조로 "이것도 파레토의 법칙이냐"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테고, 인간사회든 자연계든 생태계 어디를 봐도 비슷한 것을 연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그런 패턴이 등장하는 것과 이것이 바람직하냐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요소는 기술이 발전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요소는 기술발전만으로는 해결불가능합니다.
PS
비트코인 '패닉셀' 4000달러대도 깨졌다 - 한국경제 2018.11.25
싸움이 계속되며 비트코인값 급락, 그리고 가상화폐(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감 확산으로 이더리움 등 다른 것도 하락..
[오세성의 블로소득] 가상화폐 '블랙프라이데이'의 두 가지 의미
한국경제 2018-11-26
가상화폐 폭락, 거품 걷어내고 기술발전 꾀하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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