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금 체감은 슬슬 호황이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
아베노믹스가 나올 때만 해도, 클리앙, 파코즈같은 시밀라웹 순위권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완장차고 행세하던 "자칭 전문가"들이 근거없이 "일본 좆됐다"며 한심한 소리를 나불댔습니다. (그 인간들은 지금도 아마 자기는 틀리지 않았을 거라며 우길 겁니다. 뭐, 클리앙과 파코즈에 주식얘기가 나오면 그때가 상투고, 아직 뉴스가 없는데 카더라를 흘리며 특정종목을 비난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종목을 사라는 이야기가 있죠. 그 두 곳에 올라오는 경제와 주식 만평은, 팍스넷이나 네이버 주식 게시판보다 나은 게 별로 없습니다. 원래부터 읽을 만한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쓸데없이 단정적으로 말하며 대놓고 누군가나 어느 나라나 어느 집단을 비난하거나 욕하지는 않습니다)
하여튼 그때가 약 5년 전인데, 아베는 인간성은 개차반이지만 일본이란 나라의 경제는 그래도 끌어올려놓았습니다. 지금은 다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어쨌든간에 그 전 내각들은 잃어버린 10년, 20년이 30년이 될 지도 모를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주었으니까요. 아베 신조 자신도 그 전에 삽질한 전 총리 중 한 사람이기도 했고(회전문인사의 원조는 일본입니다. 거긴 총리까지 돌아가며 다시 하기도 합니다. 의원내각제의 특징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자체는 비난거리가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는 야쿠자비슷한 계보-고인물-가 정치권에도 있다는 게 문제지. 여담으로 야쿠자 자체는 고사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조폭이 연예계와 벤처기업에 검은 손을 대기 훨씬 전부터 일본에서 야쿠자는 그랬지만, 그쪽 자금이 의심되면 일본 경찰과 세무당국이 족치려고 달려들고, 금융거래와 주식상장 모두 큰 불이익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재의 일본 경제상황을 한마디로 잘라 표현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고, ‘경기후퇴가 시작됐다’고 강조하기도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지 여부는 내년 이맘 때쯤 돼야 최종적으로 확인될 듯합니다. 현재로선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은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일본은 우리보다는 전략적인 관점에서 국가별 무역의존도 관리를 해왔습니다. 우리가 삼성전자에 매출 35-50%이상을 의지해 납품하며 성장하는 중소기업A처럼 스스로 을의 위치로 들어갔다면, 우리보다 시간여유가 있던 일본은 그 단계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델파이처럼 자동차회사 A, B, C에 납품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놨죠. (독일은 원래부터 그랬지만 지금은 유럽연합의 갑옷을 입고 환율과 시장 양면에서 보호받습니다). 그래서 한중관계는 우리가 중국의 부당한 행동에 때때로 아뭇소리 못하지만 일중관계에서 일본은 할 말을 하는 겁니다.
한일관계에서조차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구덩이를 판 면이 있습니다. 위안부문제와 징용자 배상 문제는 그건 그거대로 하면서 한일관계는 좋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은 과거사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게 산적해 있지만, 그 문제에 관한 논의와는 별개로 일본과 중국은 사안에 따라 양국관계는 좋다고 말하는 게 지금 세태입니다. 이런 미묘한 부분을 우리가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전 정부와 현 정부의 정치권은 그저 국민감정을 자기 표로 변환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거나, 국민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동의를 구하려는 성의도 없었습니다. 마치 1차대전시기 유럽국가들 수준 정도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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