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이란 말은 있었다.
요즘 들어 흔해진 말이란 점은 제쳐놓고,
선순환이란 말을 쓰려면 적어도 "순환"인 경우에 써야 어울릴 것이다.
그러니까, A -> B -> C -> A .. 이렇게 되먹임이 있는 경우가 순환이다.
그런데 그냥.. A -> B -> C -> D -> E .. 이렇게 주욱 가는 경우에 대고 선순환이니 악순환이니 한다.
적어도 순위권 뉴스포털에 기사를 낼 수 있는 기자와 그 매체의 편집진 전원에게 공인 국어능력인증시험 점수라도 요구해야 할까 보다.
비슷한 경우로
"대인배"란 말은 옛날 신문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소인배"란 말은 있었다.
그리고,
"피고용인"이란 말도 옛날 신문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고용주/사용자"란 말은 있었다.
(내가 옛날엔 관심없어서 그럴 지도 모른다. 요즘은 노동부 문서에서도 볼 수 있다)
"사용인"이란 말도 우리말이 아니라 일본어일 걸. 우리말론 "고용인."
상속인<->피상속인은 법률용어지만.
세월이 흐르면 말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출처가 참 그렇다.
대졸, 고졸 신세대가 자기 편하다고 일본어에서 온 말을 스스로 찾아 쓰거나 무지에서 비롯된 말을 퍼뜨려 표준어처럼 만들면서,
일제강점기때 어린 시절을 보냈거나, 그때 세대에게 말을 배운 무학에서 중졸 구세대가 일본어에서 나온 말을 쓴다고 탓할 수 있는가?
이 경우는 신세대가 훨씬 경우가 나쁘다.
한때 모든 걸 한글화하겠다고 대담하게 맨땅에 헤딩하던, 한때 있었던 세대가 가장 당당했던 것 같다.
PS
"담대하다"는 조어도 그렇다. 이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책을 국내에 번역해 팔면서, "담대한 희망"이라고 적은 뒤에 인터넷에서 엄청 흔해졌다. 굳이 따지면 한자어기 때문에 엎어치나 메치나 뜻은 통하고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대담하다/대담한 희망"이 일상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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