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문서들이 언급한 사례 중에, 계획적 구식화와는 상관없는 것도 많습니다.
비유해서 금수저가 100년 가고, 은수저가 50년 가고, 동수저가 10년 가고, 철수저가 한 1년 간다고 합시다. 그리고 수저를 만드는 회사들이 금수저대신 철수저를 만들어 판다고 합시다. 이 회사들을 탓해야 할까요? 그 회사들의 돈벌이 목적도 당연히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수저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철수저가 유통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을 간과한 주장이 많더군요.
한편, 다른 이야기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같은 회사의 구기종을 배려하지 않아 생기는 것을 넘어 일부러 만드는 성능 저하. 이건 꼬집어 혐의를 밝혀내려면 아주 힘들테지만, 만약 정말 그랬다면.. 거창한 말을 빌어와 컴퓨터가 개발된 이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윤리를 배신했달까,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가질 만 합니다. 일종의 태업, 사보타주, 범죄라고 간주할 수 있겠죠. 내 소유인 기계를 일부러 느리게 만든 것이니까!
그렇게, 정당한 이유가 아닌 경우에 계획적 구식화라는 말이 통할 것입니다.
아이폰 성능 저하 소송 쟁점은 '계획적 구식화'와 '소비자 기만' 입증
아시아경제 2018.02.15
"제조사의 계획적 구식화, 소비자의 권리 침해 관점에서 SW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 될 것"
이 기사가 언급한 원문:
애플 배터리 스캔들의 법적 쟁점 - 이현승/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8-01-30
Legal Issues of Apple’s Battery Scandal
▪ 최근 애플사의‘ 아이폰’ 시리즈에서 사전 공지없이 배터리 성능에 따라 CPU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적용한 사실이 발견되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신형 아이폰 구 매를 유 도하기 위해서라는 소문속에서 아이폰이 느려진 것에 대한 집단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음
▪ 향후 소송에서는 아이폰의 꺼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소비자 보호조치의 일환이라는 애플사의 주장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거나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를 위반했다는 소비자 측의 주장이 대립될 것으로 보이며, 그 외에 소비자의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도 쟁점 중 하나임
▪ 전 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SW가 스마트폰과 같은 유형적 제품의 동작과 성능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 사례로, 향후 법원의 판단결과나 각국 정부의 대응은 SW의 법적 지위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예측됨
이 소송은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검색을 못했습니다.
다만 재미있는 기사가 지난 달에 올라왔네요. :)
"이번 iOS12의 구형 아이폰 성능 개선은 배터리게이트의 연장선에 놓고 볼 수 있다. 구형 아이폰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자신들의 사과에 진정성을 높여 고객을 유지 및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또 애플이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보다 서비스 생태계 확장을 장기적인 사업 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도 이번 iOS12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아이폰6S’에 ‘iOS12’ 올려보니 - 블로터 2018.9
애플이 목적한 바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봐도. 그리고 그건, 피처폰시대 통신 3사가 염원하던 것이기도 합니다. 제조사 상관없이 자사 서비스 매출을 창출하는 플랫폼이 된 전화기.
그리고 이것은 구글이 진짜죠. 애플의 매출은 아직 아이폰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셈이지만, 구글은 타사 단말기로 이뤄냈으니. 이용자가 단말기를 교체하든 말든 구글은 애플보다는 덜 영향받습니다. 물론, 새 단말기 = 새 OS = 새 구글 라이센스 피와 더 무겁고 다양한 구글 서비스 추가라서 바꾸는 게 구글에게도 유리하지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