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019

어떤 자발적인 판옵티콘과 감시, 박제

모 커뮤니티에서는 소위 "찍힌"사람이 글을 쓰면 이렇게 됩니다.
그 사이트에서 "물관리"를 하는 "완장"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그 찍힌 사람의 과거 발언 중 나쁜 것을 되살리는 인용댓글을 달거나,
빈 댓글을 달아서 항의하죠. "이 절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니 중이 나가라"는 것입니다.


저런 사람들이 학교에서 일진을 하고 왕따를 만들 겁니다.

사실 저런 행태는 온라인, SNS의 기술적 이점을 한껏 활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런 "이지매"를 당하는 사람이 소수라서 그렇지,
기술적으로 조금 생각있으면서 오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저기 회원 전체를 소위 "박제"한 다음, 모든 이용자의 정치적 성향을 점수화하고
제일 과격한 댓글, 그 사람이 제일 실수한 글을 모아 공개 전시할 수 있습니다.

못한다고요? 회원수 수백만을 자랑하는 네이버 댓글도, 업계 종사자가 개인적인 시간을 내서는 그렇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추적하고 박제하는 시대입니다. 회원수 고작 십여 만밖에 안 되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왜 그렇게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커뮤니티의 시스템 자체가, 관리자의 관리 소요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같은데, 그런 활동이 용이하도록 설계된 면이 있습니다. 특정 이용자의 과거 댓글, 과거글을 버튼 하나로 모아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은 그곳만의 고유 기능은 아니고 다른 몇 개 커뮤니티에서도 활용되지만, 은근히 그런 성향을 부추기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그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이 없었을 떄도, '완장질'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글을 각종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해 기록 "관리"했고 자기가 그런 수고를 해서 여기 물을 흐리는 적들을 내쫓았다며 자랑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기에서 사용된 툴은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용도, 지역차별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죠.
싫어하는 사람의 댓글에 "이분은 A지방 사람입니다", "이분은 여자(남자)입니다", "이분은 oo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목표물로 삼은 제물이 글을 적으면 그 아래에 꼬박꼬박 겉으로는 정중하게 다는 것입니다.

뭐, 한량많네, 저러고 싶을까싶은 일이지만, 실상이 저렇습니다.

기술의 발달을 거부할 수 없지만 저런 활용은 씁쓸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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