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2020

정태춘 - 탁발승의 새벽노래

한때 참 좋아하던 노래입니다.

정태춘씨노래는 조금 나이들고 들어보니 대부분 버릴 노래인데
<북한강에서>와 <탁발승의 새벽노래>만큼은 아직 아끼고 있습니다. :) 판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zptzZDM_o 


승냥이 울음따라 따라간다 별빚 차가운 저 숲길을
시냇가 물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어서어서 가자
길섶에 풀벌레도 저리 우니 석가 세존이 다녀 가셨나
본당의 목탁소리 귀에 익으니 어서 어서가자

이 발길 따라오던 속세 물결도 억겁속으로 사라지고
멀고먼 뒤를 보면 부르지도 못할 이름없는 수많은 중생들
추녀끝에 떨어지는 풍경소리만 극락왕생하고
어머니 생전에 출가한 이몸 돌계단에 발길도 무거운데

한수야 부르는 쉰 목소리에 멈춰서서 돌아보니
따라온 승냥이 울음소리만 되돌아서 멀어지네


주지스님의 마른기침소리에 새벽 옅은 잠 깨어나니
만리길넘어 파도소리처럼 꿈은 밀려나고
속세로 달아났던 쇠북소리도 여기 산사에 울려퍼지니
생로병사의 깊은 번뇌가 다시 찾아온다

잠을 씻으려 약수를 뜨니 그릇속에는 아이얼굴
아저씨하고 부를 듯하여 얼른 마시고 돌아서면
뒷전에 있던 동자승이 눈부비며 인사하고
합장해주는 내손 끝멀리 햇살 떠올라 오는데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놀라 돌아보니
해탈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마루에 빛나네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놀라 돌아보니
해탈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마루에 빛나네
법당마루에 빛나네


앨범을 사게 된 노래는 라디오에서 자주 듣던 <북한강에서>였지만,
앨범을 산 다음에 가장 좋아하게 된 노래가 바로 <탁발승의 새벽노래>입니다. :0

이건 여담인데,
한대수씨의 앨범을 살 때도 그랬죠. <행복의 나라로>때문에 샀지만, 정작 기억에 남은 노래는 따로 있었다는 거. 한대수씨의 <하루 아침>은 앨범이 나올 당시 금지곡이었다는데, 당연히 제가 샀을 땐 재발매판이라 포함돼 있었습니다. 노래가 특이하고 노골적이라, 들어보면 왜 금지당했는지 알 만 해서 웃음이 나옵니다. ^^ (사회비판 이딴거 아닙니다) 운동권 선배들은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라 했지만, 저는 후배끌고 술집가는 걸 좋은 정이고 풍습이라 생각하던 그 선배들의 모습에서 이 노래를 더 떠올렸더랬습니다. 자기들이야 일 주일에 하루일 지 모르지만(물론 더 자주 마셨습니다) 끌려가는, 술얻어먹다가 집에 못 들어가 연구실에서 자기도 하는 후배 입장에선 간(liver)이 쉴 틈도 안 줬으니. ㅎㅎ 변명을 덧붙이자면, 지금에 비하면 술값도 훨씬 쌌고 선배들이 끌고 갈 땐 맥주집도 비싸서 자주 안 갔습니다. 야외에서 새우깡에 깡소주를 마시더라도 술과 대화가 목적이지 술집은 아니리는. 2020년에 돌아보면 참 괴이하고 낙후된 악습인데, 당시는 미국 대학도 소방호스로 맥주를 살포하고 퍼먹이던 곳도 있었다고 하지요.

그때, 그러니까 외환위기 이전에 겪은 선배들 중에는 386중에 학교와 대학원을 거치며 아주 아주 늦게 졸업하게 된 선배들도 있었고, 80년대에 제적됐다가 정책이 바뀌어 복학할 수 있게 된 늦깍이 대학생 선배들도 있었고, 사회생활하다 뒤늦게 입학한 큰형님뻘 동기생도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운동권이든 아니든 간에 그냥 그 시대 사람들은 좀 더 세련된 소통 방식을 몰랐고(또는 만들어내지 못했고), 한편 운동권이었기에 거칠고 직설적인 "막노동자다운 방식이라고 자기들이 생각한 것"을 멋이라 생각했는지도,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쁘띠와 룸펜의 사이 혹은 둘 다처럼 취급되던 대학생이란 신분에 그렇게 덧칠하고 싶었는 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든 각자 자기들이 어른 세대에게 배운 대로 행동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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