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던 책을 많이 버리고 팔았다. 어릴 적 보던 책 중 남은 것,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산 책 등.
한때 인생을 같이 할 것 같던 책을 팔아치우고, 또 팔릴 것 같지 않은 것은 버리면서 한 생각이 있다.
'중고생~대학생때 안 보는 책을 금방금방 헌책방에 팔아치운 친구들은
참 현명했구나'하고.
'책욕심부리는 것은 기념주화를 사모으는 것만큼이나
참 부질없구나'하고.
그러는 한편,
인터넷의 헌책방 웹사이트와 개인거래로 내가 가진 책을 싼값에 팔고
또 내가 보고 싶던 책을 헌책방을 통해 싼값에 사면서
번거롭기도 했고, 미안한 마음도 많이 가졌다.
번거로웠던 점은,
때때로 5백원, 1천원에 올린 책 한 권만을 주문하는 사람들.
온라인 서점이 10%수수료를 받고, 구매자가 낸 배송비는 공제하므로,
나는 5백원짜리를 팔면 450원, 1천원짜리를 팔면 900원이 들어온다.
그 책을 팔기 위해 책을 포장하고, 시간내서 편의점에 들러 발송하고 와야 한다.
미안했던 점은,
때때로 3천원, 5천원어치만 살 때.
나는 내가 팔아보아서 번거로운 걸 알기 때문에 1~2천원어치만 사지는 않는다.
괜찮은 책이 있으면 2만원이라든가, 무료배송조건을 채워서 사려고 애쓰는 편이다.
부질없는 줄 알지만, 나는 아직도 책욕심이 약간 남아 있다. 그래서, 무척 좋은 책인 걸 아는데 싸게 파는 게 보이면,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이라도 괜한 욕심이 생겨서, 아니면 오타쿠가 말하는 소위 '포교용'으로(..) 한 권 더 사기도 했다. 어디 가서 보다가, 전철역이나 기차역 공공책장에 올려놓고 와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때로, 그 서점에서 살 만한 책이 적을 땐 배송비를 빼고 3천원에서 1만원 사이로 주문할 때가 있다. 사고 팔기를 시작한 초기에는 살 책이 많이 보여서 책을 라면박스 하나씩 채워 사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일 년 정도 관심분야 책을 사보고 또 필요없는 걸 팔고 난 뒤부터는 살 책이 줄었다.
그래서 소액구매를 할 때, 그 번거로움을 알기에, 참 미안했다.
PS.
헌책방에서 싸게 파는 책 중 내 마음에 드는 책을 다 모아서, 백만 권 정도를 가지고 작은 개인 도서관을 꾸미는 것, 그리고 그런 조건이 주어지면 죽기 전에 사서 자격증을 따고 운영하며 개인연구를 해보는 것은, 내 인생의 끝을 보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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